[여의도풍향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올해 국감 관전포인트는

2020-10-11 0

[여의도풍향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올해 국감 관전포인트는

[앵커]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나흘 전 시작됐습니다.

정부가 제 할 일을 하는지,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시간인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박초롱 기자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열리는 올해 국감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번 국정감사의 첫 번째 키워드, '증인' 입니다.

국민의힘은 국감 기간 20일이 '야당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과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의혹 관련 증인을 대거 신청했지만 민주당 반대로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국감 첫날부터 여야는 증인 채택 문제로 충돌했습니다.

"제가 9년째 국정감사 하고 있지만 이정도로 단 한 명의 증인도 동의하지 않는 국감은 처음 봅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27번씩이나 국회에 나와서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데, 증인을 통해서 그 사실관계 여부 확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필요한 증인을 요청하지 않고, 정쟁하려는 증인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국감 증인 채택은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단골 메뉴입니다.

그런데 올해 갈등이 두드러지는 것은 21대 국회는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데다 174석 민주당이 수적으로도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증인 출석 요구는 위원회 의결로 하기에 여야, 어느 한쪽이 반대하면 채택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A증인 채택에 찬성하면, B증인 채택에 동의하겠다", 이런식으로 여야가협상을 벌이거나 여론에 기대기도 하는데 올해는 그마저 없습니다.

이번 국감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국방위와 외통위 일반 증인은 '0명'

문체위에서도 특혜 수주 의혹이 제기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 대표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대한 증인 채택이 무산됐습니다.

민주당의 증인 채택 거부에 국민의힘이 그야말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인데, 그래서인지 현안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공방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민주당이) 이스타 사태,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건, 윤미향 사건 등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증인 채택을 무조건 거부하고 있습니다. 필사적으로 온몸으로 증인 채택을 막고 나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연민을 넘어 처연함까지 느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국정감사가 아니라 장관 가족 감사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민생을 최우선하는 국감을 만들어주신다면 그야말로 (국정감사가) 야당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결국 만만한 기업인을 부르는 데만 여야가 의기투합했지만, 그마저도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대폭 줄었습니다.

구글코리아, 넷플릭스코리아 등 외국기업은 빠져 '소문난 밥상에 먹을 게 없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두 번째 키워드, '북한' 입니다.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과 북한의 조성길 전 이탈리아주재 대사대리 한국 망명이 초반부 국감의 뜨거운 쟁점입니다.

공무원 피살을 놓고선 우리 군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그 와중에 실종 전후 상황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무원 실종 당일인) 월요일은 제가 보고 받고, 북으로 갈 가능성 있느냐 하고 실무진에 물었는데 월북 가능성 낮다. 없다. 이렇게 보고 받고…"

군이 초기 상황을 잘못 판단해 구조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실종 시간이 처음 특정되기도 했습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어업 지도선을 이탈한 시간을 확정할 수 없지만 (오후) 2시에서 3시 정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추리 소설 쓰는 거 같아요 추리 소설."

작년 7월 국내에 정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사급 망명이라 관심이 집중됐는데,

망명이 공개된 시기가 왜 지금인지, 남북관계 영향은 어떨지 질의가 집중됐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 '추미애 그리고 윤석열' 입니다.

추미애 장관과 아들 서씨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국민의힘은 군복무 특혜 의혹을 끝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추 장관) 고발을 해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면 오히려 추미애 장관님께 사과하셔야 될 거 아닙니까?"

"국회 모독 발언이에요. 검찰은 검찰이고 국회는 국회지!"

야권은 추 장관의 '거짓말 논란'을 놓고 공세를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혐의 처분 이후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한 이들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했던 추미애 장관, 내일(12일) 열리는 법무부 국감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됩니다.

이목이 쏠리는 또 다른 '입', 바로 윤석열 총장의 '입'입니다.

윤 총장은 7년 전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관련 외압을 폭로하며 국감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죠.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도 바로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공수가 뒤바뀌었습니다.

22일 열리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여권은 윤 총장 가족 의혹은 물론 추미애 장관과의 갈등에 대해 날선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보입니다.

추 장관과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윤 총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국정감사 모습도 많이 바뀌었는데요,

출입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면서 취재진과 피감기관 관계자로 북적이던 국감장 주변은 한산한 모습입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외쳤지만 국감 자체도 한산해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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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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